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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G 연속 멀티히트→꿀맛 휴식→13연전 돌입...이정후, '일정 소화' 우려 지울까

메이저리거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 KBO리그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경기 일정을 앞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2024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를 치렀다. 선발 투수 조던 힉스가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고, 앞선 워싱턴 3연전 1·2차전에서 각각 1득점과 3득점으로 침묵했던 타선은 모처럼 뜨거운 화력을 뿜어내며 7득점을 기록했다. 소속팀이 치른 12경기 모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던 이정후는 이날 대타로도 나서지 않았다. 시범경기 기간 가벼운 허리 통증 탓에 결장한 이력은 있지만, 온전히 휴식을 부여받은 건 빅리그 데뷔 뒤 처음이었다. 이정후는 지난달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데뷔 전부터 안타를 치고, 이튿날 멀티히트, 3번째 출전 경기에선 홈런까지 쳤다. 하지만 3일 LA 다저스전 5번째 타석 이후 3경기 연속, 12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잠시 침묵했다. 8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안타 생산을 재개한 이정후는 9·10일 워싱턴 2·3차전에서는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완전히 제 페이스를 되찾았다. 무안타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휴식을 부여 받았다먼, 다른 해석이 나올 여지가 있었다. 이 기간 유독 뜬공 타구가 나오지 않았던 문제점도 10일 워싱턴전에서 라인 드라이브 타구를 생산하며 지워버렸다. 이정후에게 11일 결장은 그야말로 꿀맛 같은 휴식이었다. 이정후는 모처럼 이틀 연속 휴식한다. 12일엔 샌프란시스코의 경기가 없다. 빅리그 일정을 처음 소화하는 이정후에겐 꼭 필요한 충전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13일부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 3연전,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 3연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와 홈 4연전, 뉴욕 메츠와 홈 3연전을 휴식일 없이 치른다. 13연전이다. 26일 하루 휴식 뒤 다시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3연전을 치른다. 이정후가 시범경기 일정을 마친 지난달 27일 MLB닷컴은 '이정후가 MLB 첫 시즌을 어떻게 버텨낼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샌프란시스코의 변수를 짚었다. 내부 기자 마리아 과르다도는 "이정후가 스프링캠프에서 빅리그 투수들에게 흔들리진 않았지만, KBO리그에서 뛸 때보다 더 혹독한 이동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162경기(MLB 정규시즌)를 치르며 생산성을 유지하는 게 (투수 적응보다) 더 큰 과제가 될 수 있다"라고 전한 바 있다. 이정후가 시범경기에서 콘택트 능력뿐 아니라 준수한 장타력까지 뽐내자, 이전까지 빠른 공 적응과 장타력 부재를 우려했던 현지 매체들의 시선이 갑자기 체력 문제로 바뀐 것이다. 트집으로도 보였던 지적이었지만, 일리가 있다. 13연전은 이정후가 KBO리그 시절 겪지 못했던 일정이다. 먼저 빅리그를 경험한 김하성에게 조언을 들었다고 해도, 직접 겪지 않으면 가늠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를 배려했다. 타이밍도 딱 좋았다. 첫 번째 고비를 넘고 첫 번째 충전을 가진 이정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강팀 탬파베이를 상대로 도약을 노린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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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공 적응+장타력 증명한 이정후...이번엔 혹독한 일정이 변수? 전망 아닌 트집

메이저리그(MLB) 개막을 이틀 앞두고 시즌 전망이나 파워 랭킹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1억1300만 달러 사나이' 이정후(26)는 또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키플레이어로 꼽혔다. 변수를 적용하는 기준이 계속 바뀌고 있다. MLB 본토 개막전이 29일(한국시간) 새벽 열린다. 27일 기준으로 30개 구단 모두 시범경기 일정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2024시즌에 돌입한다. MLB닷컴은 27일(한국시간) '2024 모든 팀의 미지수'라는 제목으로 각 구단 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 또는 플레이어를 꼽고, 그 이유를 전했다. 전문 기자들이 총출동했다. 예를 들어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에 대해선 역대 투수 최고 계약(3억2500만 달러)으로 입성했지만, 21일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서울시리즈에서 1이닝 5실점으로 강판된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몸값을 증명할 수 있을지 언급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해 영입한 이정후도 당연히 이름을 올렸다. 스프링캠프 전부터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의 2024시즌 성적에 영향을 미칠 선수로 꼽혔다. 당장 이날 USA 투데이는 '소속팀 포스트시즌(PS) 진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수' 5명을 꼽으며 이정후를 소개했다. 최근 몇 시즌 동안 매력을 잃은 샌프란시스코 야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팬을 사로잡을 수 있다며 말이다. 조건으로 리드오프 주 임무 수행과 평균 이상의 수비력이 필요하고 했다. MLB닷컴은 '이정후가 MLB 첫 시즌을 어떻게 버텨낼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메모를 낸 마리아 과르다도의 시선으로 샌프란시스코 섹션을 채웠다. 그는 "이정후가 스프링캠프에서 빅리그 투수들에게 흔들리지 않았지만, KBO리그에서 뛸 때보다 훨씬 혹독한 이동 일정이 포함된 정규시즌 162경기를 치르며, 생산성을 유지하는 게 더 큰 과제가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자이언츠는 1억1300만 달러의 몸값을 받는 이 선수에게 매일 중견수·1번 타자 임무를 기대하고 있다. 꾸준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타선에 미치는 영향을 치켜세운 시선이다. 하지만 이미 많은 기사와 전망이 쏟아진 상황에서 또 다른 불안 요소를 애써 추가한 것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하기 전·후로 불거진 의심은 대체로 '빠른 공 적응'과 '장타력 부재 우려'였다. 사실 통상적인 시선이다. 타이밍이 가장 중요한 야구에서 가장 큰 무기는 강속구이며, 150㎞/h 이상 던지는 투수들이 즐비한 MLB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일단 적응이 먼저다. 장타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결국 이 빠른 공 적응에서 기인한다. 이정후가 '거포형'이 아닌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하지만 시범경기가 끝난 현재 기준으로 이정후는 두 가지 의심을 지워버렸다. 그는 출전한 13경기에서 타율 0.343(35타수 12안타)를 기록했다. 강속구 공략에 애를 먹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았다. 볼넷도 5개를 얻어내며 빼어난 선구안을 보여줬다. 왼손 투수 상대로 0.500(8타수 4안타) 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안타 12개 중 3개를 장타로 장식했다. 2루타 2개, 홈런 1개. 정규시즌이 개막하면 투수와 벤치 모두 '실전 모드'에 돌입한다. 시범경기 성적으로 이정후의 데뷔 시즌 성적을 예단할 순 없다. 하지만 어떤 리그에서도 0.343(타율)이라는 숫자를 무의미하게 보긴 어려울 것 같다. 이정후는 빅리그에서도 자신의 스윙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정후가 적응해야 할 게 빡빡한 일정이라는 시선이 나왔다. 맞는 말이지만, 그걸 '빠른 공 적응'보다 더 큰 변수로 보긴 어려울 것 같다. 시범경기에서 비범한 기량을 보여준 그를 향해 트집을 잡는 인상을 준다. 물론 그게 현재 이정후의 위상이기도 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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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하라 관전평] "하나의 볼넷, 하나의 실책으로 판이 바뀌었다"

일본 야구 레전드 우에하라 고지(49)가 바라본 '서울 시리즈' 1차전 승부처는 8회 초였다.우에하라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서울 시리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전이 끝난 뒤 본지와 인터뷰에서 "샌디에이고가 좋은 흐름을 끌고 왔는데 한 번 흐름이 바뀌면서 이런 경기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우에하라는 미·일 통산 100승, 100세이브, 100홀드를 달성한 유일한 아시아 투수. 일본 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 레전드이면서 메이저리그(MLB) 통산 95세이브를 기록한 입지전적인 선수이기도 하다.이날 다저스는 7회까지 1-2로 끌려가던 승부를 8회 초 뒤집었다. 볼넷 2개와 안타 3개 그리고 상대 실책을 묶어 대거 4득점, MLB 개막전 승리를 가져갔다. 볼넷-안타-볼넷으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키케 에르난데스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동점. 이어 가빈 럭스의 1루수 방면 강한 타구를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포구하지 못해 점수가 뒤집혔다. 샌디에이고로선 타구가 크로넨워스의 글러브를 뚫고 외야로 흐른 게 '불운'이었다. 공식 기록은 실책. 다저스는 계속된 1사 1,2루에서 무키 베츠와 오타니 쇼헤이의 연속 적시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해설위원 자격으로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우에하라는 "하나의 볼넷과 하나의 실책이 겹치면서 판이 바뀌었다"고 곱씹었다. '서울 시리즈' 1차전에선 양 팀에 포진한 일본인 선수가 모두 그라운드를 밟았다.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 다르빗슈 유는 3과 3분의 2이닝 2피안타 1실점. 불펜 마쓰이 유키는 샌디에이고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3분의 2이닝 무실점했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다저스 오타니는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우에하라는 "내 후배들이지만 정말 대단한 경기를 한 거 같다"고 말했다. 다르빗슈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강판(투구 수 72개)당한 걸 두고선 "이게 MLB 방식이다. 정규시즌 162경기를 해야 하므로 보통 개막전에선 선발 투수들이 첫 등판이라는 걸 고려해 투구 수를 60~70개, 많으면 80개 정도에서 내려보낸다"고 부연했다. 이어 "(피치 클록 때문에) 경기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니까 경기 흐름을 맞추기 어려웠다. 그러면서 실책도 나온 거 같다"고 말했다.'서울 시리즈'는 MLB 역사상 한국에서 열리는 첫 번째 경기다. 우에하라는 "MLB의 마케팅이기 때문에 한국의 개최가 굉장히 좋은 거 같다. 이를 통해 한국 야구가 발전할 수 있다"며 "내년에는 일본에서도 개최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MLB가 외국을 다니는 게 하나의 마케팅 그리고 플러스 야구 발전에 도움되지 않을까 한다. 정말 좋은 경기였다"고 말했다. 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20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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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고척] '서울 시리즈' D-1 김하성 "준비 열심히 했다, 선수들 뭉치고 있다"

서울 시리즈를 하루 앞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내일 경기에 포커스를 맞춰야 되지 않을까 한다"며 의지를 드러냈다.김하성은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고척돔)에서 자체 훈련으로 하루 뒤 예정된 서울 시리즈를 대비했다.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중 하나인 서울 시리즈는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가 고척돔에서 치르는 개막 2연전이다. 오타니 쇼헤이·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다저스) 김하성·고우석·마쓰이 유키(이상 샌디에이고) 등 한·일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각 팀에 포진, 본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높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샌디에이고는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연합팀 팀 코리아, 18일 지난해 KBO리그 통합 우승팀 LG 트윈스와 각각 스페셜 매치를 가졌다. 20일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조율했는데 19일 훈련으로 최종 리허설을 마쳤다. 훈련 뒤 취재진과 만난 김하성은 "내일 정말 시작이기 때문에 컨디션 관리를 잘해야 한다. 올해 열심히 준비했다"며 "(정규시즌) 162경기 중 한 경기다. 내가 할 거 최선을 다하고 유격수 자리는 수비가 중요하기 때문에 디펜스(수비)에 좀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잘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 시리즈는 오타니와 야마모토의 '다저스 공식 데뷔전'이기도 하다. 특히 겨울 이적 시장에서 '7억 달러(9376억원) 계약'으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에게 엄청난 스포트라이트가 쏠린다. 김하성은 "서울 시리즈가 열려서 내겐 영광이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오타니가 주목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MVP(최우수선수)급 선수가 오면 시선이 그쪽으로 쏠린다. 팬분들은 그런 생각보다 MLB가 서울에서 열린다는 거 자체로도 좋아하시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이어 "팀 분위기는 항상 좋다. 가족보다 많이 보는 사이기 때문에 그만큼 뭉치고 있다"며 "올 시즌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분명히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거로 생각한다. 계속 싸워나간다면 결국엔 우승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3.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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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최고의 FA-전력 보강 1위 독점..."130승 하는 거 아냐?"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LA 다저스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2024시즌을 맞이한다.미국 디애슬레틱은 22일(한국시간) 2024시즌 개막을 앞두고 메이저리그(MLB) 전·현직 구단 임원, 감독, 코치, 스카우트 등 총 31명을 상대로 지난 오프시즌을 평가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스토브리그의 승자는 역시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지난해 정규시즌 100승을 거두고도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같은 지구 팀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게 3연패를 당하고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충격 때문이었을까. 시즌이 끝난 후 다저스는 이적 시장 최대어였던 오타니 쇼헤이(10년 7억 달러)와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 3억 2500만 달러)를 모두 차지했다.이후에도 팀의 작은 약점들을 채우기 위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1년 2350만 달러) 제임스 팩스턴(보장액 700만 달러) 라이언 브레이저(2년 900만 달러)까지 영입했다. 마지막으로 재활 중인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까지 복귀했다. 겨울 동안 쓴 돈이 약 13억 달러(1조 7336억원)에 달한다. 디애슬레틱 설문조사에 참여한 31명의 패널들은 내셔널리그에서 전력을 가장 많이 보강한 팀으로 다저스에 31표를 던졌다. 인당 세 팀씩 뽑는 투표에서 몰표를 받았다. 패널들의 반응은 그 이상이었다. 디애슬레틱은 "몇 명의 투표자들은 1위보다 높은 순위를 주는 방법을 물었다. 한 내셔널리그 구단 임원은 'LA 다저스, 오클라호마 시티 야구단(다저스 트리플A 팀) 털사 드릴러스(다저스 더블A 팀)를 뽑겠다'고도 했다. 또 다른 투표자는 '다저스와 다저스와 다저스를 뽑겠다'고 했다"고 뒷 이야기를 소개했다.전력 보강만큼 올 시즌 성과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기대들이 전해졌다. 한 투표자는 "다저스가 몇 승을 거두게 될까? 130승?"이라고 했고, 또 다른 이는 "그들은 지난 시즌 100승을 했는데도 가장 많은 보강을 이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쉽다. 10억 달러를 쓰면 된다"고 답했다. 자신을 내셔널리그 스몰 마켓 팀 관계자라고 소개한 이는 "그래서 다저스를 보고 (화를) 참을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이 단순히 투자하는 것뿐 아니라 그것을 잘 해내고 있다는 것에 감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최고의 FA도 다저스의 몫이었다. 역시 패널 한 사람마다 3표를 행사한 가운데 오타니가 25표로 1위를, 야마모토가 17표로 2위에 올랐다. 한 투표자는 "오타니와 같은 FA는 광기 어린 홈런 레이스를 펼치고 뛰어난 커리어를 보낸 배리 본즈뿐이었다"고 했다. 또 "우리는 언제나 '역대 최고의 FA라고 말했지만, 그 다음 또 새로운 FA 최대어가 등장했다. 하지만 올 겨울은 투타겸업이라는 특성 덕에 새로운 유형의 광란이 일었다. 역설적이게도 오타니가 올해 투구를 하 수 없기에 일방적인 계약이 나왔다"고 전했다.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결국 투수로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했고 그 내용이 불투명한 만큼 위험 요소가 크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투표자는 "다저스는 오타니가 계약 기간 동안 얼마나 던질지 매우 불확실한데 7억 달러를 지불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타니를 통해 일본 시장을 노릴 수 있고 지불 유예의 덕을 볼 수 있다는 데 대해서도 어불성설(absurd)이라고 비판했다.투자가 우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결국 핵심이다. 다저스는 지난 2020년 우승했지만, 162경기 체제 우승은 1988년이 마지막이다. 2013년 이후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고 2019년 이후 매년 100승 이상을 거두나(단축시즌 제외) 성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2.2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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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경기 너무 길어" 3279억 'FA 먹튀'가 할 소리는···옛 동료는 "연봉 깎아" 일침

"162경기 시즌은 너무 길다."미국 메이저리그(MLB) 한 선수가 남긴 소신 발언(?)에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다름 아닌 'FA(자유계약선수) 먹튀'라는 평가를 받는 LA 에인절스 내야수 앤서니 렌던이 발언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렌던은 22일(한국시간) 스포츠 팟캐스트 '더 잭 비타 쇼'에 출연해 '만일 MLB에서 한 가지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가 남긴 답은 "시즌 일정을 축소한다. 정규시즌 162경기는 너무 많다. 이 끔찍한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했다. 162경기 체제에 대한 변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렌던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가끔 제기되고 있다. 다만 중계 수익이 감소하고, 선수 연봉이 줄어드는 등 이해관계에 얽히면서 경기 축소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그러나 렌던이 이런 의견을 밝히자 팬들과 일부 선수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013년 빅리그데 데뷔한 렌던은 통산 1116경기에서 타율 0.283 158홈런 657타점을 올린 강타자다. 실버슬러거를 2회 수상했다. 렌던은 2019년 타율 0.319 34홈런 80타점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기록하며 워싱턴 내셔널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시즌 종료 직후 LA 에인절스와 7년 2억 4500만 달러(3279억원)에 계약했다. 그러나 이적 후 한 시즌 최다 출장은 2021년 58경기였다. 부상 등의 이유로 계약 기간 4년 동안 고작 200경기(2020년 단축 시즌)에 출장했다. 팀 전체 일정의 36.6%밖에 출장하지 않았다.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거둔 성적도 타율 0.249, 출루율 0.359, 장타율 0.399로 영 신통치 않다. 지난해엔 관중의 멱살을 잡아 출장 정지 징계 처분까지 받았다. 당연히 렌던의 시즌 축소 발언을 대부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2015년부터 2년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렌돈과 함께 뛴 통산 368세이브를 올린 마무리 조너선 파벨본은 SNS를 통해 "그는 야구를 싫어한다. 분명 시즌이 길지만 이를 염두에 두고 계약한 것 아닌가"라며 "팀에 얘기해서 시즌 절반만 뛸 테니까, 연봉도 절반만 달라고 하라"고 일침을 날렸다. 이형석 기자 2024.01.2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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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야마모토 영입' 다저스...그래서 월드시리즈 우승에 다가섰나

올겨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 '투수 최대어' 야마모토 요시토모 영입에만 10억 달러 넘게 쓴 LA 다저스. 여전히 메이저리그(MLB) 최고 전력으로 평가받지 않는다. MLB닷컴은 3일(한국시간) 2024년 첫 파워랭킹을 전했다. 전문에서 다저스를 언급하며 "오타니·야마모토·타일러 글래스노우를 영입했다고 이 순위에서 1위가 되는 건 아니"라고 했다. MLB닷컴은 다저스에 대해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오타니)를 영입하고 정상급 선발 투수 2명을 영입하며 '불패의 팀'이 됐다는 인식이 생겼다. 다저스는 (코로나로 단축해 진행된) 2020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162경기 체제에서 우승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 오타니도 다저스만큼 우승을 바란다. 하지만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권리를 갖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다저스는 올겨울 '투타니(투수 오타니)'를 포함해 선발 투수 3명을 영입했고, 15승 이상 올릴 수 있는 워커 뷸러도 부상 재활 치료를 마치고 복귀한다. 바비 밀러 같은 신예 선발 투수도 있다. 변수는 부상. 글래스노우는 풀타임 시즌이 거의 없을 만큼 자주 부상을 당했다. 뷸러도 부상 후유증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당장 2024시즌은 오타니도 팔꿈치 수술 여파로 마운드에 오를 수 없다. 한 매체는 다저스가 가성비(투자 대비 효율) 선발 투수를 영입해 포지션 뎁스(선수층) 강화를 노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2022시즌 영입해 15승을 올려준 타일러 앤더슨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다저스의 2번째 변수는 타선의 무게감이다. 2023시즌 아메리칸리그(AL) 홈런왕(44개)인 오타니가 가세하며 무키 베츠·프레디 프리먼·윌 스미스 등 기존 주축 타자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 받고 있다. 하지만 선수 한 명의 가세 효과로 팀 전력이 극격하게 올라가긴 어렵다. 당장 에인절스도 마이크 트라웃, 앤서니 론돈 등 리그 대표 타자들이 있었다. 결국 타순 전반에 걸쳐 짜임새가 있어야 한다. 수비력과 기동력도 갖춰야 한다. 다저스는 유격수 계보를 이어줄 것으로 보였던 가빈 럭스가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며 이탈한 게 뼈아프다. 올 시즌 복귀하지만, 1년 이상 통째로 날렸다. 그만큼 경험을 쌓을 기회를 놓쳤다. 외야진 전력도 정상급으로 보기 어렵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팀 간판타자 베츠를 외야수가 아닌 2루수로 고정해 쓰려는 계획을 지난달 윈터미팅에서 밝힌 바 있다. 베츠가 외야에서 빠지면, 2023 정규시즌 23홈런을 친 신성 제임스 아웃맨과 올겨울 재계약한 제이슨 헤이워드, 스토브리그에서 영입한 매뉴얼 마르고로 주전 외야진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아웃맨은 이제 풀타임으로 한 시즌(2023)을 치른 선수다. 헤이워드는 과거 유망주였지만, 꾸준히 좋은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마르고에게 많은 홈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MLB닷컴은 파워랭킹 1위로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를 발표했다. 2023시즌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 NL 홈런왕(54개) 맷 올슨, 리그 정상급 3루수 오스틴 라일리와 2루수 아지 알비스가 버티고 있다. 스토브리그에서 좌완 강속구 투수 크리스 세일을 영입했고, 마치 루틴처럼 외부 영입으로 채웠던 외야 한 자리에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제러드 켈닉을 영입했다. 2023 월드시리즈 우승팀 텍사스 레인저스는 원투 펀치 한 축인 맥스 슈어저가 부상으로 시즌 중반 이후 복귀하는 악재가 있지만, 투·타 전력 밸런스가 다저스보다 낫다. 에들리 러치맨, 거너 핸더슨, 라이언 마운트캐슬 등 신성들이 전성기에 접어들고, 리그 넘버원 내야 유망주 잭슨 홀리데이까지 빅리그 입성을 앞둔 볼티모어 오리올스도 다저스에 밀리지 않는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0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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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획] 총액 신기록 경신했지만...오타니는 최고 몸값 선수가 아니다

오타니는 다저스와 계약하며 계약 총액의 97%(6억8000만 달러)를 10년 계약 이후 받는 연봉 지급을 유예(deferrals)하는 조항을 넣었다. 다저스가 자금 압박을 받지 않고, 좋은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강화하는 데 유연성을 가질 수 있도록 선수가 직접 요구했다. 실수령 시기가 늦어졌다고는 해도 오타니가 스포츠 선수 최고의 규모 계약을 했다는 사실엔 이견이 없다. 종전 북미 스포츠 1위 계약은 NFL 쿼터백 페트릭 마홈스가 2020년 7월, 소속팀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10년 연장 계약하며 기록한 4억5000만 달러였다. 세계 스포츠로 범위를 넓히면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2017년 FC 바르셀로나와 5년 계약하며 받은 6억7400만 달러가 종전 최고 계약이었다. 계약 기간과 총액은 선수의 현재와 미래 가치가 두루 반영된다. 오타니의 계약은 스포츠계 최초로 7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상징성을 가진다.오타니가 받을 평균 연봉(7000만 달러)도 마찬가지다. 맥스 슈어저·저스틴 벌렌더가 2023시즌 뉴욕 메츠와 계약하며 세웠던 종전 MLB 최고 연봉(4333만 달러)을 가볍게 넘어섰다. NFL 쿼터백 조 버로우가 신시내티 벵골스와 5년 연장 계약하며 경신한 올 시즌(2023~24) 리그 최고 연봉(5500만 달러)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올라 있는 올 시즌 NBA 최고 연봉(5190만 달러)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많다. 스코티 셰플러가 올 시즌 세운 미국남자프로골프투어(PGA) 선수 단일시즌 총 상금액 신기록이 2101만 4342달러였다. '진짜 연봉킹'은 호날두다 몸값과 관련해서 수많은 기록을 경신한 오타니는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스포츠 선수'일까. 그렇게 단정하긴 어렵다. 당장 순수 연봉 기준으로도 오타니는 1위가 아니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2022년 12월, 소속팀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알 나스르와 연봉만 2억 유로에 계약(기간 2년 6개월)했다.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 소속 킬리안 음바페는 기본 연봉만 7200만 유로(1032억원)다. 2015년 5월 열린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매니 파퀴아오의 '세기의 복싱 매치업' 파이트 머니(대전료)는 2억 5000만 달러에 달했다. 메이웨더가 1억 5000만 달러를 받았다. 각 종목과 리그의 특성을 두루 반영하면, 표면적으로 드러난 몸값으로 선수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단 야구는 선수 생활이 상대적으로 긴 편이다. 어떤 종목 선수든 나이가 들면서 기량이 저하되는 에이징 커브를 겪지만, 근·체력이 미치는 영향은 농구나 미식축구가 더 큰 편이다. 실제로 2023시즌 개막 로스터 기준 MLB 평균 연령은 28.88세로 올 시즌(2023~24) NBA(26.03세)와 NFL(26.08세)보다 크게 높았다. 1984년 12월생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가 NBA 최고령이다. MLB엔 1984년 1월 이후 출생한 선수만 11명이었다. 올 시즌 NBA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12명을 기준으로 선수단 평균 커리어가 가장 긴 팀은 6.61시즌을 기록한 LA 클리퍼스였다.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는 2.22시즌에 불과했다. 1977년생으로 지난 시즌까지 뛰었던 NFL 레전드 톰 브래디, 현재 20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NBA '킹' 제임스, 여전히 소속 리그에서 50골을 넘게 넣는 호날두처럼 나이를 비웃는 특출난 선수도 있다. 평균적으로는 농구·축구 선수의 선수 생명이나 전성기는 야구 선수보다 훨씬 짧은 편이다. 오타니의 '워킹데이'가 더 길다 그런 이유로 MLB는 10년이 넘는 다년 계약이 많아지고 있다. 반면 다른 리그는 5년 이상 장기 계약이 드물지만, 높은 연봉으로 선수의 전성기에 합당한 가치를 부여한다. 2023시즌 기준으로 MLB에서 연봉 4000만 달러 이상 받는 선수는 슈어저와 벌렌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까지 3명뿐이었지만 올 시즌(2023~24) NFL에선 12명, NBA에선 18명이 나왔다. 2023시즌 MLB 평균 연봉은 490만 달러였지만, NBA는 2배 이상인 1006만5115 달러였다. NFL은 다른 두 리그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453만 달러지만, 엔트리가 12명인 NBA, 26명인 MLB보다 훨씬 많은 53명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오타니가 총액(7억 달러) 기준으로 계약 신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던 건 MLB였기에 가능한 계약이었다고 볼 수 있다는 얘기다.여기에 평균 연봉(7000만 달러)도 경기 수 기준으로는 다른 리그 선수들보다 많이 받는다고 볼 수 없다. MLB는 정규시즌 기준으로 162경기를 치른다. NBA는 82경기. 결장이 없다는 전제로 오타니의 경기당 몸값은 43만2098 달러(5억 6130만원) NBA 연봉킹 커리는 63만 2927 달러(8억 2217만원)다. NFL은 정규시즌 17경기 밖에 치르지 않는다. 포스트시즌도 단판 승부다. 시즌 개막 뒤 마지막 경기(슈퍼볼)까지 치르는 데 5개월 정도 걸린다. MLB는 4월부터 10월까지 치른다. 오타니의 '워킹데이'가 훨씬 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0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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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데로, 가정 폭력 문제 시즌 아웃…양키스 '징계 전적으로 지지'

뉴욕 양키스 불펜 지미 코데로(32)가 경기 외적인 문제로 시즌 아웃됐다.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코데로가 MLB 가정 폭력·성폭력 및 아동 학대 공동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2023년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잔여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고 6일(한국시간)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데로가 정확히 어떤 행동을 했는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양키스 구단은 즉각 성명서를 통해 'MLB 사무국의 조사 과정과 코데로에게 적용된 징계를 전적으로 지지한다. 가정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우리는 MLB의 가정 폭력·성폭력 및 아동 학대 정책의 목표, 기준 및 시행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코데로의 징계는 즉시 발효된다. 양키스의 일정을 고려하면 코데로의 출전 정지는 76경기가 될 전망.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76경기 출전 정지 징계는 트레버 바우어(324경기, 항소심에서 194경기로 감경) 샘 다이슨(162경기) 호세 토레스(100경기) 헥터 올리베라(82경기) 도밍고 헤르먼(81경기)에 이어 리그에서 가장 긴 징계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에런 분 양키스 감독은 며칠 전 코데로로부터 리그 차원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들었다. 양키스 주장 애런 저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오른손 투수 코데로는 2018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데뷔했다. MLB 통산(4년) 성적은 6승 7패 21홀드 평균자책점 4.36.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에서 회복 중이던 2022년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양키스에 합류했다. 올 시즌에는 31경기(선발 1경기) 등판, 3승 2패 8홀드 평균자책점 3.86(32와 3분의 2이닝)을 기록했다. WHIP가 1.071일 정도로 준수했다. 양키스는 코데로의 빈자리를 마이너리그 트리플A 오른손 투수 랜디 바스케스로 채웠다. 바스케스의 시즌 트리플A 성적은 2승 8패 평균자책점 5.11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7.0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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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리포트] '실험 중' MLB, 선발 야구 강제는 맙시다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MLB)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 2022년 내셔널리그의 전통이었던 투수 타석이 사라졌고 연장 승부에서는 승부치기가 도입됐다. 2023년에는 피치 클락이 도입됐고, 베이스가 커졌다. 수비 시프트도 금지됐다. 모두 야구의 역동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시간 소모를 없애기 위해서다.그런데 사무국은 여전히 '역동성'과 '시간 단축'을 목말라하는 모양이다. 2019년부터 MLB와 협약을 맺고 '실험실'이 된 독립 리그 '애틀랜틱 리그'를 관찰하면 알 수 있다. 애틀랜틱 리그는 올해부터 세 가지 규정을 추가하기로 했다. 모두 사무국의 요청을 받아 이루어졌고 이번이 최초도 아니다. 올해 도입된 피치 클락 역시 적용 전 애틀랜틱 리그에서 최초로 행해졌다.신 규정 첫 번째는 지명 대주자다. 경기에서 뛸 선발 라인업을 제외한 교체 멤버 중 한 명을 대주자로 사용할 수 있다. 주자가 출루하면 언제든 교체돼 투입 가능하고 공격 이닝이 끝나면 교체됐던 원 타자가 다시 수비에 들어설 수 있다. 두 번째 규정은 견제 추가 제한이다. 현재 MLB는 신규정에 따라 투구판에서 발을 떼거나 주자 견제 모션을 최대 2회까지 할 수 있게 규정한다. 그런데 애틀랜틱 리그는 이를 단 한 번으로 줄였다. 투구판에서 2회째 발을 떼거나 두 번째 견제 시도로 주자를 잡아내지 못하면 이는 보크로 처리된다. 가장 주목할 건 세 번째 신규정인 '더블 훅(Double-Hook)'이다. 만약 선발 투수가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하면 그 팀은 지명타자가 사라진다. 이후 타석에는 구원 등판한 투수들이 등판해야 한다.더블 훅 규정은 선발 야구를 강제하는 규정이다. 더블 훅 규정 아래 모든 구단은 그날 선발 투수의 실점이나 투구 수와 상관없이 무조건 5이닝 이상 기용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지명 타자 대신 투수가 들어서니 타선에 구멍이 생긴다. 이 경우 팀 승리 확률도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 어떻게든 선발 투수를 길게 써야 한다.현대 MLB에서 5이닝은 쉬운 기준이 아니다. 지난해 MLB에서 이뤄진 선발 등판은 총 4860회였는데, 5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우는 총 3389회(69.7%)가 있었다. 10년 전 4024회에 비해 16%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MLB 사무국은 이 추세를 바꾸고 싶었을 거다. 신 규정으로 선발 투수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투수 교체 횟수를 줄여 경기 시간을 더 줄이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선발 야구 강제가 야구의 질을 높일 수 있을까. 오히려 어설픈 규제로 경기 질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8년 탬파베이 레이스는 부상으로 인해 선발 투수가 부족해지자 필승조 수준의 구원 투수를 1회에 올렸다. 그리고 2회부터는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롱 릴리프' 투수를 등판시켰다. 기존의 선발 투수(starter) 전략을 탈피한 '오프너(opener)' 전략이다. 그해 정규시즌 162경기 중 45경기(27.8%)에서 선발 투수 대신 오프너가 마운드에 올랐다. 탬파베이는 다음 해에도 전년도와 비슷한 43경기에 전문 구원 투수를 오프너로 올렸다. 탬파베이의 '혁신'은 첫해 90승, 이듬해 96승의 호성적으로 이어졌다.탬파베이는 매년 팀 연봉으로 7000만 달러 이상을 쓸 수 없는 스몰 마켓 구단이다. 선수가 없으면 영입하면 되는 다른 구단들과 사정이 달랐고, 이를 혁신으로 해결했다. 탬파베이의 오프너 성공 이후 선발 야구의 비중도 줄었다. 이제 MLB 구단들은 주기적으로 조금씩 형태를 바꿔 전문 선발 투수 없이 경기를 막는 '불펜 데이'를 진행한다. 더블 훅 규정이 생겨나면 이 모든 변화와 혁신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단순 수치로 봐도 5이닝 강제는 파급력이 크다. 이닝 별 성적을 살펴보면 투수들은 평균적으로 1·3이닝과 2·4이닝째에서 성적이 다르다. 상위 타순을 홀수 이닝에 만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어 5이닝째에선 허용 실점과 피안타율이 급상승한다.5이닝이 어려운 건 그 상위 타순을 3번째로 만날 확률도 커져서다. 그래서 5회 들어서면 투수는 실점할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마의 5회'라고도 부를 만 하고, 5회 실점 여부에 따라 경기의 승패가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런데 더블 훅 규정이 적용되면 팀은 추가 실점을 감수하고 선발 투수를 5회까지 끌고 가야 한다. 팀 공격력을 유지하기 위해서지만, 자칫하면 선발 투수가 난타를 당해 팀 승리를 내줄 수 있다. 나아가 난타전 양상의 경기를 늘려 리그의 질마저 떨어뜨릴 수 있다.MLB 사무국 모건 스워드 운영 부문 수석 부사장은 “최근 몇 년간 애틀랜틱 리그에서의 실험으로 경기의 빠른 속도와 더 역동적인 플레이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이런 일련의 실험들이 MLB에 더 많은 팬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순기능을 확인시켜줬다. 이번에 행해질 또 다른 실험들이 팬들에게 더 많은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음을 기대한다”고 논평했다.사무국의 이런 시도들은 점점 더 빨라지는 우리 시대의 흐름에 맞춰본다면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이 변화가 야구의 본질을 해친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애틀랜틱 리그에서의 실험이 야구의 본질에 맞게 다듬어져 MLB로 올라오길 바란다.김동민 SPOTV 기록원 2023.05.2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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